[인터뷰] 넥스트랜스 홍상민 대표, 스타트업 투자 유치의 물길을 열다
[인터뷰] 넥스트랜스 홍상민 대표, 스타트업 투자 유치의 물길을 열다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0.10.05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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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랜스 홍상민 대표
넥스트랜스 홍상민 대표

투자 유치 컨설팅 회사 넥스트랜스를 운영하는 홍상민 대표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원활한 투자 유치의 물길을 열어주는 주인공이다.

벤처계에서 이미 훌륭한 투자자로 널리 존경받고 있는 넥스트랜스 홍상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넥스트랜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넥스트랜스는 Cross-border business를 지원하기 위해 2004년에 설립한 Advisory(자문) 회사로 전 세계 스타트업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연결해줍니다. 특히 투자(재무적 자원)를 위한 준비, 네트워크 및 비즈니스 연결, 글로벌 인재의 상호 연결을 통해 기업의 역량을 극대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창업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수료하고 벤처케피탈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업무를 맡았을 때, IT기술의 미래를 보았고 이들을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 Morgan과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막강한 네트워크와 자금력으로 대형 기업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은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엔지니어 사장님들이 기술 개발에만 몰두하다가 훌륭한 기술이 빛을 보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꼭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영역을 기업에게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장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창업한 이후에 미국 실리콘밸리, 홍콩,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터키, 캐나다, 중국 등 안 가본 곳이 없고 안 만나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 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었고, 상당한 규모의 해외 자금을 한국 기업에 연결해줄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0년 만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게 된 일과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인이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된 것, 미국 보스턴과 실리콘밸리에서 하버드·MIT·스탠포드 박사 및 교수님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참여하여 그들의 발전을 지켜보는 일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미국의 뇌 건강을 정량화하여 측정하는 솔루션, 알츠하이머 치료제, 인공지능을 통한 방사선 치료 계획 등의 기술을 베트남 같은 개발도상국 및 아직 개발되지 않은 국가들에 연결해 주는 것이나 한국, 일본과 같은 고령 사회에 필요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6년간 정말 단 하루, 단 한 시간도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직 스타트업의 성패를 함께 하면서 울고 웃고 축하해주고 위로하면서 지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2012년부터 2013년은 모든 위기가 찾아온 가장 어려웠던 해였습니다. 사업은 난파되고 경제적으로 빚은 쌓여가고 손가락은 인대가 끊어지고 아버지는 심근경색으로 심장 동맥이 터져서 중환자실에 누워계시고 가정에서는 어린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또 지난 16년간 고객이 사기를 당하여 이를 돕기 위해 제 일을 제쳐놓고 매일 경찰서로 출근한 일, 컨설팅을 완수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해 갑작스럽게 자금이 경색되어 버린 일, 직원들을 다 내보내고 혼자 남은 일, 투자한 회사들이 어려움에 빠져 사업을 접을 때 등 많은 어려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어려움은 언제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려움에 집중하지 말고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유망한 일, 촉망되는 일에 몰입하라’는 중요한 교훈을 배웠습니다.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은 이미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어려움에 집중하여 그것을 해결하려고 에너지를 쓰는 순간 잘 해봐야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미 벌어진 일보다는 확실한 가치를 지닌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합니다.

YTN 청년창업 런웨이 홍상민 대표 편 유튜브 캡처
YTN 청년창업 런웨이 홍상민 대표 편 유튜브 캡처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국가의 제도 등은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대한민국 경제는 어느 때보다 어려움과 기회를 동시에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못한 채 국내의 작은 내수 시장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경쟁한다면 향후 5년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역량을 살려서 글로벌 시장에 눈을 돌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면 미래 5년은 매우 큰 과실을 맺을 수 있다고 봅니다.

모두가 ‘글로벌’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매우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제공해주어야 하며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제로 인해 스타트업에 대한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어 20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좋은 환경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지난 20년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혁신과 불굴의 의지로 가치를 창출한 선배 창업자들의 노력에 따른 결과입니다.

현재 기업들은 사업을 운영하는 것 외에 제도와의 싸움, 근로자와의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근로자는 제도 때문에 오히려 일자리를 잃고, 경영자나 사업자는 법률이나 세무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열악한 환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또한 매일 신문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지 않으면 범법자가 될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습니다. 현 제도가 과거보다 기업가의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적 단합인데, 지금은 모든 영역에서 분열과 편 가르기 식으로 인해 국가적 위기가 닥칠까 우려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인들은 중심을 잡고 묵묵하게 사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자기 이익이 아닌 사회 전체의 장기적이고 궁극적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여 제도 개혁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한번 제정된 법률이나 제도는 이후에 바뀌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악법들이 제정되지 않도록 힘을 쏟아야 합니다.

지금의 시대는 무한경쟁, AI와 로보틱스에 기반한 기술혁명, 빅데이터·AI 및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생명과학 혁명, 블록체인에 의한 새로운 거래 형태, 플랫폼 위의 삶,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통제 등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눈앞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품을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특정 기술과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았지만, 지금의 시대는 한번 플랫폼에 접속되면 그곳에 종속되어버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균형과 협업이 필요할 뿐 아니라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플랫폼 또한 필요한 시대입니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분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있나요?

창업은 고속 성장을 이루는 스타트업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집단의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창업은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고객의 삶에 관심이 없는 창업자는 창업할 자격이 없고, 이는 단지 돈이나 벌어보자고 가게를 오픈하여 자신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내놓는 주방장을 둔 가게 주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가게는 얼마 가지 않아 폐업하게 될 것입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은 본인뿐 아니라 팀 전체가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고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고객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창업은 어쩌면 99%의 고통과 1%의 기쁨이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기쁨이 지나가고 나면 99%의 해산의 고통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힘들지만 보람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창업해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창업과 투자유치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고객 중심의 마인드’입니다. 창업하고 사업을 하고 서비스를 만드는 이유는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비스를 사용할 사람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창업자가 고객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하고 마치 자기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마존은 사명문에 ‘고객이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싶은 모든 것을 찾고 발견할 수 있는,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이를 실행하여 1800조 원의 회사를 이루었습니다. 구글 역시 미션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고 그것을 보편적으로 접근하고 유용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하고 세상의 모든 정보를 조직화하고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새로운 지식체계를 만들어 내어 세상이 이를 유용하게 하는 엄청난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창업가는 사람들의 삶에 거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유일무이하고 대안이 없는 솔루션을 제공할 때 창업의 성공도, 투자유치도 가능합니다.
투자를 받는 것은 투자자의 입장과 그들의 전략을 이해하고 투자할 이유를 만들어주어야 할 뿐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어 회사의 가치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계획서를 만드는데 많은 고민을 기울여야 하며 핵심 가치를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해외 진출은 우리가 자금이 있고 제품이 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재창업을 하는 마음으로 현지 고객에게 적합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낼 수 있는 재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넥스트랜스는 작고 빠르고 노쇠하지 않는 조직을 만들어 남들이 도전하지 못한 영역을 개척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베트남과 보스턴에서의 투자와 지원도 이후 많은 사람이 뛰어들어 포화가 된다면 새로운 지역, 새로운 창의적 방식의 도전을 할 예정입니다. 또한 미래의 신기술을 열심히 연구해 기술의 교차점에서 사회에 필요한 솔루션을 찾아내고 기획하여 그동안 축적한 자원을 결합함으로 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넥스트랜스는 투자자도 아니고 컨설팅 회사도 아닙니다. 우리는 ‘문제 해결자’로서 자리매김을 하고자 합니다.